이번 글에서는 제가 평소에 메모장에 두서없이 적어 놨던 생각들을 쭉 엮어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트위터에나 올릴 만한 짧은 글들이지만 탈 트위터(X)가 대세인 듯 하여 블로그에 적기로 하였습니다.

[1] Circle of Competence

작년 말부터 금융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회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습니다. VC 투자가 이뤄지는 단계에서 영업이익을 내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지난 3~5년 VC 투자가 집중 됐던 바이오/플랫폼 업종은 아닐 것입니다. 지난한 신약 개발 과정에서 상당한 인건비가 들어가는 바이오 업종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일단 고객을 모으기 위해 선제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해야 하는 플랫폼 업종도 단기간 내 영업이익 흑자를 내긴 어려울 것입니다. 이에 따라 VC 의 관심도 바이오/플랫폼 산업에서 소부장과 같은 전통 산업으로 옮겨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산업에 투자하느냐에 관한 내용은 아닙니다. 쿠팡의 성공에 혹하여 넥스트 쿠팡을 찾겠다며 우르르 몰려갔다가 두나무의 잭팟에 눈이 멀어 또 다른 코인 거래소를 찾아다니며 갈팡질팡 하는 철새와 같은 투자를 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밸류를 따라가며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먼저 예측하여 미리 투자를 해 놓으면 되는 걸까요? 그런데 우리는 미래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지며 의미가 없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예측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업을 실제로 영위하는 창업팀을 찾는 것은 또 다른 어려운 작업이죠.

우리가 투자자로서 해야 할 일은 시류에 편승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능력 범위(Circle of competence) 안에 있는 회사를 찾아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 영역 안에 있는 회사에 투자를 한다면 이 회사의 장기 전망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과 이에 따르는 적정한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Circle of competence - Wikipedia
출처 : wikipedia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산업은 당연히 바뀔 수 있습니다. 배터리에 투자했다가도 다음 번에는 로봇에 투자할 수 있죠. 다만, 어떤 산업에 투자를 하더라도 본인만의 투자 철학과 영역은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부화뇌동 투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2] 실패에 대한 수용성

<벤처 투자는 올바른 자본 배치일까?>에서 이 내용에 대해서 일부 다뤘으니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망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스타트업에 투입된 투자금은 다 사라지게 되고 이때 VC는 이 투자 건이 망했다고 판단하고 투자금 전액을 감액 처리 하게 됩니다. 저는 VC라는 업이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점에서 VC가 온전히 투자업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말씀드려왔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복리의 마법을 누려야 하며 그 과정에서 0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벤처 투자는 너무도 많은 0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현명한 투자라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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