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망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약간 망했을 수도 있는 동상이몽회관의 리뉴얼 소식
앞으로는 블로그가 제 인생의 0순위가 아닐 것 같습니다. 제가 쓰고 싶을 때, 시간이 남았을 때 업로드하는 대신 퀄리티는 최대한 올려보겠습니다.
동상이몽회관을 사랑해 주신 구독자분들께
안녕하세요 동상이몽회관 구독자 여러분
제목을 보고 호다닥 들어오셨을까요?
저희는 제목 그대로 동상이몽회관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많이 놀라셨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1년을 넘게 운영해 오면서 재무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앞으로 이 블로그를 지속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희 셋에게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동상이몽회관으로서 작성하는 글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많이 놀라셨나요?
사실 Futurist가 스타트업 씬에서 투자 업계 Buyside로 이직을 하게 되어 더이상 동상이몽회관이라는 말을 쓸 수가 없게 됐습니다.
애초에 동상이몽회관이라는 이름은 스타트업 창업자와 VC 심사역 사이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공간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동상동몽회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앞으로 어떤 이름으로 다시 블로그를 재개할지는 내부 논의를 거쳐야겠지만 동상이몽회관을 접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심경의 변화
한 해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올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변명을 하자면.. 멤버 2명이 총 3번의 이직을 했고 현실에 치여 제게는 이상의 공간이었던 블로그를 점점 방치하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블로그 홍보 및 영업을 하지 않는 제 모습을 보며 블로그에 애정이 식어가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블로그를 하고 이거 저거 바쁘게 산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자랑의 수단으로 블로그를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정말 오랜 취미로 즐기고 있는 유화나 운동처럼 찐행복이 아니라 뭔가 억지로 이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걸 진짜 계속 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직장 생활이나 열심히 하면서 돈이나 버는 게 맞을까요?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멈추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안 드네요.
예전처럼 열정 넘치게 글을 써내려가진 않더라도 잔잔하게 오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제가 헬스장에 나가서 운동을 한 지 1년이 이제 좀 넘었는데 운태기가 하루에도 3번씩 찾아오고 심지어 하루 30분 깔짝 운동하는 사이에도 운태기가 찾아옵니다.
그럼에도 1년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건 큰 열정 없이 잔잔하게 깔짝깔짝 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것처럼 블로그 글도 여러분이 잊을 만하면 올리고 얘네 뭐하나 궁금해 할 때쯤 올리는 식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오래 할 수 있고 언젠가 다시 열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인 것 같습니다. 일단 오래 하다 보면 뭐라도 얻을 수 있으니깐요. 안 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겠죠?
그럼 앞으로 어떤 글을 써야 할까요?
그동안 저는 투자 방법론에 관해서 많은 글을 썼고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웠던 생각들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글들을 쓰는 건 재미도 없고 가치가 없을 것 같아 새로운 유형의 글들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매번 워런 버핏에 대한 얘기와 블로그 영업을 하였는데 그러다 보니 상대방 입장에선 반감이 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들어 이런 얘기들을 안 하다 보니 사람이 뭔가 광신도에서 굉장히 유한 사람이 되어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해서 만족합니다.
요즘 제가 다양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책 리뷰를 해도 좋을 것 같고 인생 사는 얘기 그냥 주저리주저리 떠벌리는 일기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블로그 이름도 바꿔야 하고 정체성의 변화가 올 거 같은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아 그런데 언제 다시 쓸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생각이 엄청 많이 바뀔 수도 있으니 혹시나 제게 듣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IT G MA
이렇게 속마음을 후련하게 털어놓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합니다. 억지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제게 너무 큰 고통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힘들다고 말해놓고 맘편히 쓰고 싶은 글 시간 될 때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구독자분들도 읽으면서 부담 느끼지 않을 만한 편안한 글들을 쓰고 싶고 삼시세끼 프로그램 마냥 집 갈 때 쉬어가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되어보겠습니다
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