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 실전 투자 전략" SPAC에 숨어 있는 알파를 찾아서
SPAC은 높은 매력도와 달리 여전히 시장의 주목을 덜 받고 있습니다. 본 칼럼을 통해 개인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SPAC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SPAC 투자 전 최소한 알아야 할 것들
SPAC에 관한 몇 가지 역사적 사실
SPAC 합병 전후 주가 추이 분석
실전 SPAC 포트폴리오 전략
맺음말
주식 투자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OO스팩##호" 또는 "OO기업인수목적##호"와 같은 종목을 접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마 대부분 "왜 굳이 이런 종목에 투자하지?"라며 지나치셨을 텐데요, 필자는 본 칼럼을 통해 SPAC의 숨어 있는 알파(Alpha)와 이를 활용한 실전 투자 전략을 차근차근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SPAC 투자 전 최소한 알아야 할 것들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다른 기업의 합병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Paper company)입니다. 따라서 유일한 목적인 합병에 실패하면 공모 자금을 투자자에게 반환하게 됩니다. 합병 기한은 "3년" 입니다.
SPAC의 증권신고서 중 "VI. 그 밖에 투자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를 열람하시면 주당 반환예정금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주당 반환예정금액보다 SPAC을 저렴하게 매수하면, 합병 기한까지 보유 시 손해를 보지 않게 될 것입니다.
[미래에셋비전스팩2호의 주당 반환예정금액]
SPAC 합병 상장은 일반 상장과 동일하게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단,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를 거치지 않고, SPAC과 합병 대상 법인의 합병 가액 산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합니다.
🔍 상장회사의 합병 가액의 산출방법
SPAC은 주권상장법인(상장사)이기 때문에 『증권의발행및공시등에관한규정(이하 증발공)』에 의거해 합병 가액을 계산합니다.
『증발공』 제5-13조 및, 『증발공』 시행세칙 제4조 내지 제6조에 따르면,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1.5의 비율로 가중산술평균한 값으로 합병 가액, 다른 말로 "본질 가치"를 계산해야 합니다.
자산가치는 회사의 순자산가치, 즉 장부가치를 의미하고, 수익가치는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의 현재 가치를 뜻합니다.
단,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5 제3항 제2호 나목에 의하면, 위의 요건에도 불구하고 피합병법인과 협의할 경우 합병 가액 산정 비율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단서 조항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SPAC 합병 시 본질 가치가 어떤 비율로 계산되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합병 요령에 대한 내용은 "주요사항보고(합병 결정)"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SPAC에 관한 몇 가지 역사적 사실
2010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총 267건의 SPAC이 상장되었습니다. (2023년 2월 26일 기준)
[연도별 SPAC 신규상장/합병상장 건수]
연도별로 살펴보면, SPAC 도입 첫 해 21건이 상장되고 3년간 주춤했으나, 제도 재정비된 이후 다시금 활성화되었습니다. 2022년에는 역대급 유동성 장세로 SPAC 시장도 훈풍을 타, 2015년 역사적 최고점과 동일한 45건의 신규 상장을 기록하였습니다.
[SPAC 합병 성공 건수 및 비율]
총 267개의 SPAC 중 130개가 합병에 성공하여 합병 성공률은 48.7%에 달합니다.
[SPAC 상장일~합병 신주 상장일 소요시간(년) Box plot]
합병까지는 얼마나 걸렸을까요? 평균적으로 1.9년이 소요되었습니다. 운 좋게도 0.5년 만에 상장한 경우도 있는 반면, 만 3년을 채워 상장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1분위수(상위 25%)는 1.1년, 3분위수(하위 25%)는 2.8년입니다.
결론적으로, 약 2건 중 1건의 SPAC이 합병 상장에 성공하였으며, 평균적으로 2년이 걸렸습니다. 세간의 편견(?)과는 달리 생각보다 높은 확률로 합병에 성공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PAC 합병 전후 주가 추이 분석
앞서 언급한 것처럼, SPAC도 일반 상장과 마찬가지로 상장예비심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합병 상장에 성공한 130개 사례를 분석해본 결과, 평균적으로 상장예비심사청구부터 승인까지는 약 79일, 상장예비심사 승인일로부터 합병 신주 상장일까지는 약 112일이 소요되었습니다.
합병 신주 상장일 전후 360일간 평균 상대주가 추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합병 신주 상장일 당일 주가를 100으로 두고, 각 종목의 합병일 전후 주가 변동을 계산한 후 단순 산술평균하여 단일 지수로 표현하였습니다.
[SPAC 합병 신주 상대주가 추이]
특이한 점은 합병 신주 상장 전일까지 꾸준히 우상향 하던 주가가, 합병 신주 상장 당일 평균적으로 약 6.1% 급락했다는 것 입니다. 위 주가 흐름을 통해 아래와 같은 가설을 세워 볼 수 있었습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는 준비 과정까지 고려시 통상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바, 미리 SPAC 합병 상장 정보를 획득하고 합병 대상 SPAC을 매집하는 내부자들(Insiders)에 의해 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한다.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SPAC 합병 과정이 본격화되면, 뒤늦게 소식을 접한 후속 투자자들(Followers)에 의해 합병 신주 상장 전일까지 SPAC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내부자들은 합병 신주 상장 당일 미리 매집했던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여 차익을 실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AC 합병은 이벤트 발생 전후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PAC 합병 360일 전 대비 주가는 평균 27.3%1 상승하였고, 합병 360일 후 평균 15.8% 상승하였습니다.
실전 SPAC 포트폴리오 전략
단, 어떤 SPAC이 합병에 성공할 지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미리 알 수 없습니다. 설령 모종의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했다 하더라도, SPAC 합병이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할 뿐더러, 합병 후 주가 흐름은 예측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SPAC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아래와 같은 단계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확률적으로 합병할 가능성이 높은 빈티지(Vintage)의 SPAC을 스크리닝 한다.
선별된 SPAC의 '주당 반환예정금액(A)'을 증권신고서를 통해 확인 후 '현재 SPAC 주가(B)'와 비교하여 A 대비 B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 배제한다.
최소 10 종목 이상에 분산 투자 후 상장예비심사 청구 소식을 기다린다.
합병 신주 상장 전 매도 후 다른 SPAC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
💡 매도에 대한 시점을 합병 신주 상장 전으로 설정한 것은 철저히 SPAC 합병의 Event-driven 전략으로서만 접근하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SPAC 합병 이후로는 개별 종목으로서 영향(실적, 뉴스 등)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일관된 정량적 접근이 어려우리라 판단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앞서 통계 분석 결과 합병 신주 상장일 직전에 매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SPAC 상장일~상장예비심사 청구일 소요시간(년) Box plot]
위 Box plot은 합병에 성공한 'SPAC 상장일부터 상장예비심사 청구일'까지 소요된 시간(년)을 표현한 것입니다. 청구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합병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합병에 성공한 상위 25%~하위25%의 SPAC들은 0.6년에서 2.3년 사이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따라서 상장한 지 0.6년~2.3년 사이의 SPAC 중 아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다면, 곧 청구가 임박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따라서 해당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봄직 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맺음말
[SPAC 청약경쟁률]
💡 공모주의 경우 2:1을 넘어야 미달이 아닌데, 일반 청약자의 경우 증거금을 50% 납부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일반 청약자 대상으로 50만주를 공모하는데, 100만주의 청약이 들어왔다면 경쟁률은 2:1이 될 것이고, 증거금은 50만주에 해당하는 만큼 납입되었을 것이므로 정확히 미달이 발생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단, SPAC의 경우 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하므로 청약 경쟁률 1:1만 넘겨도 미달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면 SPAC은 기업인수라는 목적을 높은 확률(48.7%)로 달성함과 동시에, 합병에 실패하였을 경우에도 공모가 이상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매력도가 높은 상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본 칼럼을 접하시기 전까지 SPAC이라는 상품에 대해 도외시하고 계셨다면, 앞으로는 합병 가능성이 높은 SPAC을 "관심종목"에 넣어두고 지켜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합병 가능성"에 대한 더욱 창의적인 스크리닝 방법론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Disclaimer
본 글은 작성자가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하는 자료와 정보에 근거하여 해당 시점의 판단을 반영하고 있으나, 작성자가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별 투자는 투자자 본인의 판단에 의거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이 글은 여하한 형태로도 투자자의 투자 판단 및 그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만약 "합병 신주 상장 360일전 매수-합병 신주 상장 전일 매도"에 성공했다면 평균 37.6%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